정확한 질문은 “왜 삶의 여러 지층 중 하나가 개발자인가?” 겠지요.
문득, 미사를 드리러 가려고 샤워를 하는 도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악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면서 프로그래밍으로 밥을 벌어먹고 있는데, 왜 하필이면 개발자로 먹고 살고 있는가? 그냥 잘하기 때문에? 가진 능력중 가장 경제적으로 뛰어난 것은 사실이고, 실제로 경제적인 부분은 전적으로 이쪽에 의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쯤 되니 갑자기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면서, 아 나도 서른이구나. 7년차구나. 라는 생각도.. (퍽)
가장 감명깊었던 책제목은 (내용말구요. 제목!) Just for fun입니다. 라이너스 토발즈씨의 자서전 제목이죠. 요즘 잃고 있었던 초심이 Just for fun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재미로 시작하지만, 어느새 그 재미를 잃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의구심이 드는 시점임에도, 일은 재밌습니다. 문제는 일이 재밌는 것이지 일을 재밌게 만들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죠. 제 초심은 일을 재밌게 만드는 것이었으니까요. 잃었던 것을 찾은 이 기쁨은 뭐…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재미있는 일을 더 재밌게 만드는 것. 개발자로 오래 살아남는 가장 즐거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이 곳에 오신 당신은. 왜 지금의 직업을 갖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