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동료들과 농담삼아 하던 이야기가 있다.
버텨야해! 몸값은 오를꺼야!
IT를 밥줄로 먹고산지도 햇수로 12년째다. 정규직 붙밖이로 일을 시작한 것이 2004년이니 흔히 말하는 경력으로 치자면 벌써 8년차 개발자인가. 이렇게 일하면서 느끼는 사실이지만, 갈수록 같이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 힘들다. 흔히 말하는 ‘스펙’은 신규 인력의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보는데는 유용하지만, 이 스펙을 쌓느라 기본적인 지식들이나 경험이 부족한 인력들을 양산하는 주된 원인이 된다. 특히 프로그래밍은 재미를 붙이는 사람들이 필요한데, 학점을 올리고 영어점수를 신경써야하는 스펙공장에서 과연 재미를 붙일 수 있을까. 한줄의 코드가 자신의 재미가 아니라 학점의 도구가 되어버렸는데.
최근 면접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 바로 스펙의 폐해다. 이미 스펙향상의 도구가 되어버린 대학교육에서 면접자들이 배워오는 것은 점수와 이력서에 적힌 몇줄의 경력사항들. 전공에서 배웠을 가장 기초적인 것들을 물어보았을때 우물쭈물하고 가능성을 보기위해 가벼운 문제들을 내었을때 당황해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참 씁쓸할 따름이었다. 그나마 순발력을 보여주는 면접자들은 다행스럽지만, 그도 보여주지 못하는 면접은 솔직히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사실 여유가 많다면 왕창 뽑아서 인턴을 돌리며 테스트를 하는 것도 좋겠지만, 중소기업에서 이게 쉬운 일인가. 인턴을 몇번 받아서 일을 해보았지만, 인턴을 관리하고 일을 시키는 것도 상당한 부하를 발생시킨다. 여유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이럴 여유가 되는 회사가 과연 얼마나 될까?
뭐. 몸값이 오르겠지. 몸은 피곤해지겠지만. 후아.